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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원예술대학교 갤러리 쿠마에서 2023년 6월 8일부터 6월 13일까지 진행되었던 '융합워크샵1'의 과제전 PRINTING 을 마무리하며 짧은 리뷰를 작성한다.

 

 이 전시는 원본과 복제, 프린팅을 주제로 하여 서른한 명의 작가와 서른두 개의 작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들은 프린팅이라는 거대한 형식 속에서 미래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정지하고, 원본과 복제 사이 관계를 조심스럽게 혹은 짓궂은 시선으로 재탐색하고 재전유하며 무언가를 다시 매만지고자 사유한다.

 

 이미 수많은 시도로써 세계와 예술이 새로운 감각을 제안하고 있는 와중에 이곳, 우리는 새로운 무언가를 제안하기 이전으로 돌아가 단순히 멈춰 있거나 움직이는 작업을 넘어 각자의 방식으로 불친절하게 관객을 멈춰 세운다.

 

 입구에서 관객을 맞이하며 인사도 하지 않는-머리가 사라진-마네킹을 화두로 죽음을 경험하게 하며, 걷는 행위를 주저하게 하고 심지어는 마지막 순서로 자리한 작품으로 하여금 전시장을 나서는 발걸음 마저 명령하는 등 불친절한 태도로서 계속해서 말을 거는 시도를 선보인다.

 

 그러나 이는 이미 사라져 버렸을지도 모를 무언가와 잠깐의 마주침을 향해 이미 지금이 아닌 지금, 여기가 아닌 여기를 다시 한번 돌아보는 동시에 보살피고 불가능한 중지를 가능하게, 또 기능하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무엘 베케트의 말을 빌리자면, “다시 끝내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아주 상세히 다시 시작해야 하므로.” 이들이 세계에서 말을 거는 방식은 주목할 필요가 있었다. 여전히 있다. 그렇기에 그럼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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